[시론] 밀실 합의로 출발한 '손·허·서' 선거연합, 예고된 사태
- 사법 판단과 별개로 시민 앞 정치적 사죄와 책임 이행 필요
손훈모 순천시장이 취임 석 달 만에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집무실 압수수색을 받았다.
시장 직무정지라는 초유의 사태까지 거론되면서 시정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본지 9월 23일 자 <경찰, 손훈모 순천시장 집무실 전격 압수수색…손시장 연관성 정조준> 참조)
시민들이 느끼는 허탈감과 분노는 크다.
수사 결과는 지켜봐야 하지만, 우리는 이번 사태를 지난 지방선거 경선 당시 손훈모·허석·서동욱 S고출신 3인방의 선거 연합이 보여준 기만과 도덕적 불감증을 떼어놓고 볼 수 없다.

당시 세 후보는 오하근 후보 등과 함께 공정한 경선을 치르겠다며 카메라 앞에서 '원팀 서약식'을 열었다.
그러나 서약 사흘 만인 5월 7일, 경선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오하근 후보를 배제하기 위한 연합에 합의하고 연출 사진까지 미리 촬영했다. 그리고 결선 발표 당일인 10일에 모여 합의한 것처럼 날짜를 속여 SNS에 올려 시민과 당원을 기만했다.

결과 발표 전에 짜 놓은 각본, 조작된 날짜, 연출된 사진으로 '차선의 선택'과 '원팀'을 내세운 이들의 행태는, 권력을 얻기 위해서라면 정직과 절차적 정의도 버릴 수 있다는 '정치적 도덕적 해이'를 그대로 드러냈다.
이런 출발이 청렴한 시정으로 이어지리라 기대할 수 있었는가. 선거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 거래 정황이 담긴 녹취록 논란이 불거졌음에도, 이들은 오하근 후보를 저지한다는 목표 하나로 연대를 밀어붙였다.
그 대가가 취임 석 달 만의 단체장 강제 수사다.

더 개탄스러운 것은 이들의 태도다.
손 시장 당선을 이끌며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허석, 서동욱 등은 지금의 시정 혼란에 대해 반성도 사과도 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조기 재기와 입지 구축에만 몰두하는 모습이다. 과거 '현수막은 공해'라며 현수막 정치를 비판하던 허석은 시정이 흔들리는 틈에도 대형 현수막을 내걸고 얼굴 알리기에 나선 것은 '내로남불'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
거짓으로 시작한 연대였기에 그로 인한 시민의 피해와 행정 차질에도 책임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 아닌가.
기만 위에 세운 정치는 결국 시민의 외면을 부른다. 가짜 연대로 순천 시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오늘의 시정 잔혹사를 자초한 3인 연합 당사자들은 사법 판단과 별개로 공동의 정치적 책임을 인정하고, 순천시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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