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의원 '목포 의대·순천 병원' 절충안 반발 확산… "의료 주권 상실 우려"
오늘의 대학병원이 내일도 유지된다는 보장이 없다…"병원만 가져와선 미래 담보 못한다"
- 순천대 패싱한 기습 통보에 순천대 안팎 반발 확산
- 동부권 의료 주권 상실 우려 속 '욕심버리자'는 저자세 대처 비판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인수위원회가 제시한 '의과대학은 목포, 대학병원은 순천' 절충안이 전남 국립의대 논의의 새로운 분수령이 되고 있다.
인수위는 통합대학 본부와 의과대학은 목포에 두고, 순천에는 500병상 규모의 국립대학병원을 우선 건립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후 여건이 갖춰지면 목포에도 대학병원을 추가 설립하는 단계적 추진 방식을 제시했다.
지역 국회의원인 김문수 의원은 "정부가 제시한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며 절충안의 조속한 수용과 통합을 촉구했다.

사진: 여수MBC
김문수 의원은 정부의 의대 취소 가능성을 언급하며 더 큰 욕심보다 안을 빨리 받고 통합해야 한다고 밝혀 논란을 자초했다.
정작 국립순천대학교 내부에서는 이번 절충안을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순천대학교 의대설립추진단은 "이번 절충안은 당초 양 대학이 논의해 온 협상안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선택지"라며 대학 구성원과 의료계, 지역사회의 의견을 다시 수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 여수MBC
대학병원의 핵심은 '건물'이 아니라 운영권
대학병원은 병원 건물만 세운다고 완성되는 기관이 아니다.
의과대학과 대학병원은 교육·연구·진료가 하나의 체계로 운영되며, 대학본부는 예산 편성, 교수 충원, 병원장 임명, 조직 운영 등 핵심 권한을 행사한다.
만약 통합대학 본부와 의과대학이 목포에 설치될 경우, 순천의 대학병원은 예산과 인력 배치, 중장기 투자계획에서 구조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다는 것이 순천대 안팎의 우려다. 실제로 순천대학교 내부에서도 병원 운영 계획이 향후 변경되거나 축소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오늘의 대학병원이 내일도 유지된다는 보장이 없다
특히 절충안에는 장기적으로 목포에도 대학병원을 설립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순천대학교 안팎에서는 초기에 순천에 대학병원을 우선 설치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예산과 의료 인력, 연구 기능이 목포 중심으로 이동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적지 않다.
결국 병원을 어디에 먼저 짓느냐보다 누가 병원을 운영하고 성장 전략을 결정하는가가 더 중요한 문제라는 지적이다.
통합보다 중요한 것은 지속 가능한 거버넌스
순천시와 국립순천대학교가 검토해야 할 핵심은 통합 자체가 아니라 통합 이후의 거버넌스다.
대학병원의 운영권과 예산 편성, 교수 임용, 연구 투자 등이 제도적으로 보장되지 않는다면 순천은 대학병원을 유치하고도 실질적인 결정권은 갖지 못하는 구조가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지금 다시 되새겨야 할 것은 순천 시민들이 오랫동안 품어온 숙원이 무엇이었느냐는 점이다.
지역사회가 수십 년 동안 추진해 온 목표는 단순히 대학병원 하나를 유치하는 것이 아니었다. 국립순천대학교에 의과대학을 설립하고, 대학병원과 함께 교육·연구·진료가 선순환하는 완전한 국립 의과대학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지역의 오랜 염원이었다.
따라서 대학병원을 먼저 확보한다는 이유만으로 절충안을 수용하자는 논리는, 순천대학교가 제기하는 거버넌스 문제와 장기적인 발전 전략에 대한 우려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문수 의원은 순천대의 우려에 답해야 한다
김문수 의원은 절충안을 조속히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순천대학교가 제기하는 거버넌스 문제와 대학병원의 운영권, 예산권, 장기적인 발전 전략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단순히 "정부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는 현실론만으로는 지역사회의 우려를 해소하기 어렵다.
오히려 지역의 대표 국회의원이라면 순천대학교가 제기하는 핵심 쟁점을 정부와 통합특별시 인수위원회에 전달하고, 대학병원의 운영 자율성과 예산, 인사, 교육 기능을 제도적으로 보장받기 위한 협상을 이끌어내는 것이 우선이라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보장이 어렵다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순천대학교가 독자 의과대학 설립을 추진하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지역 의료와 대학 경쟁력 확보에 더 유리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물론 순천시가 강조하는 것처럼 동부권의 의료 공백을 하루라도 빨리 해소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지역이 오랫동안 추구해 온 '국립순천대학교 의과대학 설립'이라는 원칙과 비전이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지역 의료의 미래는 단순히 병원 한 동을 짓는 것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대학병원 우선 건립이 곧 순천대학교 의과대학의 미래까지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지역사회의 충분한 논의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금 순천이 선택해야 할 것은 단순히 '대학병원을 먼저 받을 것인가'가 아니다. 50년 뒤에도 지역 의료와 의학교육의 중심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중대한 결정이다.
결국 순천이 지켜야 할 것은 병원이라는 시설이 아니라, 순천대학교 의과대학이라는 지역의 초심과 미래 비전일지도 모른다.

사진: 여수MBC
박병희 국립순천대 의대설립추진단장은 "당초 양 대학이 대등하게 논의하던 협상 대상과 판도가 완전히 뒤바뀐 대단히 불리한 선택지"라며 "대학 구성원과 지역 의료계의 의견을 전면 재수렴하여 동부권의 생존권이 걸린 의료 주권을 지키기 위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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