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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6-10-16 17:1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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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강로 완충녹지 갈등, "현장 소통"만으로 풀릴 문제인가

11일 손훈모 순천시장의 현장 점검...공감으로 갈등을 덮을 수는 없다.

손훈모 순천시장이 11일 오전 조례동 백강로 현장을 찾아 시의원, 시민, 관계 공무원들과 함께 완충녹지·이면도로·주차장 문제를 둘러싼 갈등 현장을 점검했다.

손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백강로"를 찾았다며, 서로 주장은 달랐지만 절충이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소회를 남겼다.
민원인과 관계 공무원이 함께 아침 식사를 나누며 자리를 마무리했다는 훈훈한 후기도 덧붙였다.


현장을 직접 챙기는 자세 자체는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이 갈등이 하루 이틀 된 사안이 아니라는 점에서, '소통'과 '공감'만으로 문제의 본질을 덮으려 한다는 우려도 함께 나온다.


30년 표류한 사업, 무엇이 문제인가

백강로 녹지축 조성 사업은 조례동 도심 2.1km 구간에 미세먼지 차단숲과 이면도로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토지 보상비 등을 포함해 전체 사업비만 약 430억 원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1992년 도시계획시설로 최초 결정된 이후 30년 넘게 표류해 오다 2020년 실효 시한을 앞두고 실시계획이 인가·고시되었으나, 절차적 하자 논란 속에 인근 토지소유자와 상인들의 반발이 지속되고 있다.


이들의 반발 논리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재산권 침해 문제로, 완충녹지 지정으로 상업시설 운영에 제약을 받는 상인들과 토지주들이 존립 자체를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한다.


 ▲ 순천시 백강로 이면도로 개설및완충녹지조성 계획도./순천시 제공

다른 하나는 형평성 및 실효성 문제다.
계획된 이면도로가 기존 도로망과 제대로 연결되지 못하고 중간에 끊기는 '맹지형 도로'로 설계되어 교통 분산 기능을 전혀 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2년여 전 순천시의회는 시가 편성한 사업비를 전액 삭감하며 제동을 걸었고, 이후 예산 통과 과정에서 예결위원장이 절차적 졸속성을 비판하며 사퇴하는 파문까지 일었다.


최근에는 국민권익위원회가 관련 민원을 접수해 현장 조사에 나서는 등 법적·행정적 다툼이 가열되고 있다.


특히 토지주들이 '형평성 상실'을 거론하는 근거는 역대 시장들의 이면도로 폐지 이력이다.
백강로 구간에서는 2002년 12월(60m), 2009년 9월(150m), 2017년 6월(119m), 2020년 7월(334m) 등 총 4차례에 걸쳐 663m의 이면도로가 폐지된 전례가 있다. "누구의 땅은 이면도로를 폐지해주고, 누구의 땅은 개설을 강행하느냐"는 반발이 나오는 이유다.


'현장 방문' 이상의 답…시가 제시해야 할 2가지 해법

의회 예산 파행과 역대 시장마다 달랐던 이면도로 폐지 기준까지 겹쳐 있는 사안을, 시장과 밥 한 끼 나누는 소통만으로 풀어낼 단계는 지났다. 시가 원칙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행정적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


단순히 녹지를 비우느냐 마느냐의 논쟁을 넘어, 끊어진 이면도로 설계의 타당성 검증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 교통 전문가의 객관적 재평가를 통해 도로 기능을 재설계하거나, 실효성이 낮다면 도로 부지를 최소화하는 정밀 조정을 거치는 것이 현실적 대안이다.


또한 시가 '행정의 일관성과 형평성'을 주장하려면, 과거 4차례에 걸친 이면도로 폐지 사유와 현재 구간의 존치 필요성을 항목별로 객관적으로 비교한 보고서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정당한 사유를 데이터로 입증할 때 비로소 불필요한 특혜 시비와 불신을 차단할 수 있다.


민선 9기 손훈모 시장은 취임 이후 "공정과 탕평", "시민이 제안하고 행정이 응답하는 시민주권도시"를 정책 기조로 내세워 왔다. 30년 묵은 백강로 갈등을 매듭짓기 위해서는 보상 기준과 이면도로 설계 근거, 형평성 논란에 대한 구체적·객관적 답을 투명하게 내놓아야 한다.
그것이 시장이 공언한 정책 기조를 증명하는 진짜 시험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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