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천 그린아일랜드 예산 삭감, '존치 민심'인가 '정치력의 한계'인가
12일 순천시의회 관련 예산 1억원 전액삭감 의결
순천시의회가 지난 12일 제298회 임시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신화철) 심의를 거쳐 오천 그린아일랜드 실시설계 비용 1억 원을 전액 삭감하고 이를 본회의에서 의결했다.
시가 추진하려 했던 안은 4차선 도로 중 2차선은 도로로, 2차선은 녹지로 남기는 '부분 개조(절충안)' 방식이었다.
예결위 의사록이 아직 공개되지 않아 위원들의 표결 사유가 명확히 확인되지 않은 가운데, 이를 둘러싼 정치적 해석이 분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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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형 공사 예산' 삭감… "존치 민심 반영" vs "어정쩡한 절충안의 한계"
일각에서는 이번 삭감을 존치를 바라는 시민 여론을 의회가 수용한 결과로 해석한다. 이미 대표적 휴식처로 자리 잡은 그린아일랜드에 굳이 멀쩡한 녹지를 파헤치고 어설프게 도로를 다시 뚫는 인위적 공사부터 막아섰다는 시각이다.
이는 존치와 원상복구 사이에서 일단 공사를 중지시킨 '유보적 신호'로도 읽힌다.
반면 절충안 자체의 미흡함과 행정의 준비 부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다.
전임 시정의 원상복구 약속을 신뢰하고 불편을 감내해 온 인근 주민 입장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미봉책이었기에 의회 설득에 실패했다는 평가다.
이 경우 삭감은 '존치 민심의 승리'라기보다 행정의 정교함 부재가 부른 결과가 된다.
도마 위에 오른 손훈모 시장의 '정치력'과 '소통 방식'
이번 사안을 계기로 민선 9기 손훈모 시장의 시정 운영 스타일과 대의회 소통 방식을 성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선거를 통한 당선이 정당한 행정 절차나 숙의 과정을 대체할 수는 없다.
오천 그린아일랜드는 약속 이행, 주민 교통권, 시민 휴식권이 다차원적으로 얽힌 복합 갈등 사안이다.
그럼에도 객관적 교통영향평가 데이터나 주민 공청회, 의회와의 깊이 있는 사전 협의 없이 단편적 행보에 의존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의회의 전액 삭감은 당선의 정통성이나 감성적 소통만으로 정책을 관철할 수 있다는 과신에 경종을 울린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존치를 바라는 다수 민심'이라는 프레임 역시 여론조사나 민원 통계 등 객관적 근거 없이 반복되고 있어 실제 여론 분포를 확인할 데이터가 시급한 상황이다.
결국 공은 다시 손훈모 시장에게 넘어갔다.
이번 결정을 현 상태 존치 여론으로 판단한다면, 억지 절충안 대신 그린아일랜드를 완전한 도심 정원으로 정착시키되 우회 도로망 신설 등 주민 피해를 보상할 교통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반대로 원상복구가 불가피하다면 정교한 근거로 의회와 주민을 투명하게 설득하는 정공법을 택해야 한다.
삭감된 1억 원의 예산표 뒤에 숨은 진짜 민심이 '공간의 보존'인지 '약속의 이행'인지, 그리고 이를 조율해 낼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는지 손훈모 시정의 진짜 정치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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