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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6-10-16 17:1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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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의사봉을 빼앗은 순간, 흔들린 것은 순천시의회의 민주주의였다

중대한 시민주권 모독행위.. '전략공천' 더불어민주당도 책임론 피할 수 없어

순천시의회 제296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전례를 찾기 어려운 충격적인 사태가 발생했다. 상임위원회 위원 선임 안건을 처리하던 중 마선거구 출신 정수진 의원이 의장석 단상의 의사봉을 빼앗아 본회의장 밖으로 이탈했고, 이로 인해 회의는 파란을 겪었다.

당시 의장은 조례와 회의 절차에 따라 행정자치위원회, 문화경제위원회, 도시건설위원회 등 후반기 상임위원회 위원 선임을 진행하고 있었다. 정수진 의원은 이에 이의를 제기하며 의장석 앞으로 나왔고, 발언권을 부여받지 않은 상태에서 의장의 제지조차 무시한 채 단상의 의사봉을 탈취했다.


의회는 본질적으로 다양한 갈등이 존재하는 곳이다. 그러나 갈등을 해결하는 방식은 철저히 토론과 의사진행발언, 표결, 그리고 회의규칙에 따른 이의 제기여야 한다. 민주주의는 절차를 통해 작동하는 제도이며, 자신에게 불리하다는 이유로 절차적 심의를 물리적 행동으로 파괴하는 순간 의회 민주주의의 근간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특히 이번 사태는 시민의 대의기관인 의회의 권위와 기능을 정면으로 부정하고 짓밟은 중대한 의회 모독행위라는 점에서 사안이 매우 엄중하다.


의사봉은 단순한 회의 도구가 아니다. 시민으로부터 위임받은 의회의 엄숙한 권위와 질서, 그리고 민주적 의사결정 절차를 상징하는 공적 장치이며, 순천시민의 주권을 표시한다. 이를 물리적으로 탈취해 회의를 마비시킨 행위는 의장 개인에 대한 항의 차원을 넘어, 순천시민의 주권을 탈취하고 모독하고 의회 정치의 가치를 스스로 땅에 떨어뜨린 폭거이다.


더욱이 이번 사태는 한 의원 개인의 일탈에 그쳐서는 안 된다. 정수진 의원은 당시 더불어민주당의 전략공천으로 시의회에 입성했다. 전략공천은 정당이 후보의 자질과 역량을 시민에게 보증하는 정치적 선택인 만큼, 공천 과정에서 민주주의 의식과 공직자로서의 기본 자질이 충분히 검증되었는지에 대한 민주당의 정치적 책임 또한 피하기 어렵다.


자신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물리력으로 법적 절차를 막아 세우는 모습은 민주주의가 지켜야 할 최소한의 품격과 거리가 멀다. 시민의 대표인 시의원이라면 누구보다 고도의 절제와 책임감을 보여야 한다. 감정보다 규칙을, 힘보다 절차를 존중하는 것이 공직자의 기본 자세이자 순천 시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순천시의회 역시 이번 사안을 일회성 돌발 해프닝으로 적당히 넘겨서는 결코 안 된다. 의회의 존엄을 훼손하고 민의를 모독한 중대한 행위에 대해서는 관련 규정과 윤리 기준에 따라 타협 없는 엄정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조사 결과에 따라 시의회는 시민들의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제명'을 포함한 최고 수준의 징계를 책임 있게 단행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해당 의원을 공천한 더불어민주당 역시 이 엄중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자각하고, 이번 사태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히고 책임있는 조치를 내놓아야 마땅하다.


의회가 스스로의 권위와 규범을 지키지 못하고 의회 모독행위에 관용을 베푼다면, 시민들은 더 이상 의회를 신뢰하지 않을 것이다. 민주주의는 결과보다 절차가 중요하며, 그 절차를 엄격히 지키는 힘이 곧 민주주의를 지키는 힘이다.


이번 의사봉 탈취 사건은 순천시의회와 지역 정치권이 의회 민주주의와 대의기관으로서의 존엄을 얼마나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대한 시험대다. 시민이 시의원에게 부여한 권한은 물리력으로 의회를 모독하라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토론하고 설득하여 시민의 뜻을 실현하라는 데 있다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순천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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